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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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 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精神奔逸者) 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半)―---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을 영수(領受)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諸行)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끔 되고 그만둔 모양이오. 굿바이. -이상의 날개 혹은 날개의 이상 중에서 ++ 날아 갈수있는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해서 날아가고는 싶은데 그 목적지를 몰라 날아 갈수도 없는 밤에 난 날개를 달지 말지 망설이고만 있다는 현실에 대해 절망을 하고 싶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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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6-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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