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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또래를 상사로 모시고 일하려니… 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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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또래를 상사로 모시고 일하려니… 내 참”

2017-03-23 (목)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 경영진 젊어지고 베이비부머 은퇴 늦춰 증가세
▶ 세대차·일하는 방식 달라 충돌 잦아 이직 높아

10년 어린 보스 밑에서 일하는 캐런 데니스(왼쪽, 60)와 바바라 골드버그 사장. 젊은 경영진이 많아지는 반면 베이비부머들은 은퇴를 미루는 것이 추세가 되면서 ‘연상 직원-연하 보스’의 관계가 많아지고 있다.


■ 직장 새 풍속도 ‘연하 보스-연상 직원’

기금모금 전문가로 30년 일한 크리스틴 세이보는 3년 전 사우스 플로리다의 한 비영리기구에 부사장으로 채용되었다. 그런데 그가 막 일을 시작할 무렵 최고경영자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후임은 36살. 경영방식이 그 나이 또래 식이었다고 세이보(59)는 말한다.

“텍스트와 이메일을 시도 때도 없이 밤낮으로 보내는 겁니다.”

세이보가 그 분야에서 30년을 일한 베테랑이라는 사실을 젊은 사장은 듣기 싫어했다.

“당신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얼마나 오래 이런 저런 걸 했는지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더군요.“

젊은 상사는 세이보의 기금모금 접근방식은 구식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것 같았다. 그는 일하는 것이 날로 불편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젊은 보스와의 대화나 대치는 되도록 피했다. 하지만 보스는 그의 직위를 강등시키더니 결국은 해고했다. 

“내가 목표량을 채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건 사실이 아니었지요.”

현재 세이보는 새로 취직해서 나이가 지긋한 상사와 일하고 있다. 이전 보스와 사사건건 충돌한 것은 스타일의 문제이기도 하고 세대 차이 때문이기도 했다고 그는 말한다. 

기업들이 젊은 세대를 경영진으로 맞아들이는 추세이다. ‘디지털 토박이’ 말하자면 밀레니얼 세대나 X세대 젊은이들이다. 한편 베이비 붐 세대는 은퇴를 늦추고 일을 계속하거나, 은퇴 후 제2의 일을 찾아 파트타임으로라도 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이든 직원들이 자식 또래 상사의 지시를 받는 묘한 상황이 늘고 있다. 채용 웹사이트인 커리어 빌더가 의뢰한 2014년 해리스 인터액티브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자신보다 어린 상사 밑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38%로 2012년의 34%에 비해 증가했다.

노동인구 가운데 젊은 층은 항상 있었지만 과거에는 젊은이들은 낮은 층에서 근무하고 나이든 이들은 중역으로 높은 층에서 일하며 임원 식당을 이용한 것이 다른 점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한다.

“이들은 30대에 이미 실무 경험이 많습니다. 그들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일 때 우리 나이든 세대가 인턴 훈련을 시켜준 덕분이지요. 그런 경험에, 실력도 있으니 경영진이 된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나이든 직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럴 말한 이유가 있다. 부하직원은 수십년 지나야 수퍼바이저가 되는 자연적 순서와 반대 방향이기 때문이다. 

“관련 조사를 보면 연상의 직원들은 나이 어린 보스에게 그렇게 고분고분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그가 그 자리에 있는 게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텍사스 주립대학의 경영학과의 오란도 리처드 교수는 말한다. 

이런 구도는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 어린 보스를 둔 나이든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 진다”고 리처드 교수는 말한다. 은퇴가 가깝다면 직장을 그만 두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일을 열심히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든 근로자가 어린 보스 밑에서 전심전력을 다해 일하는 경우도 물론 많이 있다. 그렇기는 해도 젊은 상사가 쉽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공공분야 의료 부문 전문가로 일하는 페이 켈러는 60살 때 나이가 절반인 보스를 맞았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의 강점만 보려고 했지요.”

하지만 그는 점점 회의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 회의에 참석해도 “내가 뭔가 말을 하면 보스의 응답은 ‘그럼요, 아이구’ 하고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곤 했다. 

젊은 보스가 비슷한 또래의 직원들만 불러서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추방당한 느낌이었다”고 현재 64세인 그는 말한다. 게다가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를 하려 들었다. 

“고객이 될 만한 사람들을 만나러 나갔다 와서 설명을 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고객 관리는 전화나 이메일로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봐야 고객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그의 생각을 보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직장을 떠나야 했다.

‘연하 상사-연상 부하직원’ 조직은 양측에 모두 도전이 된다. 나이든 직원들은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고, 젊은 상사들은 나이든 부하직원들이 꼬투리만 잡으려는 드는 느낌이다. 게다가 나이든 직원들은 부모 역할에 익숙해서 젊은 보스들에게 자꾸 충고를 하려 든다. ‘우리 때는 ~’ 이런 식이다. 

젊은 보스들 중에서는 자신들의 등장과 함께 세상이 시작된 듯 행동하는 경우들도 있다. 나이든 직원들의 케케묵은 경험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보스 앞에서 나이든 직원들은 자신이 멸종한 공룡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나 컴퓨터 다루는 기술로 보면 사실이지 젊은 층을 따를 길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나이든 직원과 젊은 상사의 관계가 그런 것은 아니다. 식당 체인 베르츠 메디테라니언 그릴의 지역담당 디렉터인 발렌티오 라노스(54)는 나이는 별로 안본다고 말한다. 비즈니스 지능만 본다는 것이다. 그의 상사는 식당 공동창업자인 모미닉 스타인(29)과 마이클 헤인(32)이다. 그의 젊은 보스들은 교육을 잘 받은 프로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도미닉과 마이클은 요식업계에서의 나의 경험을 존중합니다. 필요하면 내 의견을 묻고 충고를 구하지요. 아주 협력이 잘 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의 홍보회사에서 일하는 캐런 데니스(60)는 전직 행정담당 소셜워커이자 마케팅 컨설턴트이다. 늘 홍보 분야에 관심이 있던 그는 9년 전 연줄로 알게 된 오코넬 & 골드버그에 무보수로 일을 시작했다. 

소셜미디어가 막 뜨던 그 무렵 그는 관련 기술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열심히 배웠다. 덕분에 9개월 후에는 보수를 받으면서 일하게 되었다. 회사 창업자인 그의 보스, 바바라 골드버그는 그보다 10년이 어리다. 

“나이든 직원들에게는 훌륭한 직업윤리가 있지요.”골드버그는 데니스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한다. 엄마처럼 젊은 직원들을 챙겨준다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없는 시간과 인내심이 그에게는 있다고 말한다. 

상사 부하 관계도 ‘결혼과 비슷하다’고 데니스는 말한다. 보스가 “내가 원하는 건 이거다”라고 말하면 직원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다”라고 답하면서 절충하고 맞춰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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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3-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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