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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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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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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 김수영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들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 속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


소주에..

인삼을 담그면 인삼주
석류를 담그면 석류주
칡은 담그면 칡주

소주에 무엇인가를 담그면
소주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무엇인가가 주인공이 되는데

소주에..

내 마음을 담그면 마음주가 되던가
내 추억을 담그면 추억주가 되던가

중추신경 마취시켜
마음주도 되고 추억주도 되는 소주를 마시며

고독한 섬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로빈슨 크루소가 부러운 까닭은

탈출마저 포기한 내 가여운 고독은
소주에 담궈도, 담궈도 고독주가 되지 않음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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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4-30 21:27

장파이콜님의 댓글

장파이콜
저에게는 로빈슨 크루소와 항상 같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빠삐용에서 스티브 맼퀸과 같은 섬에 유배됬던 더스틴 호프먼.
주인공은 결국 바다에 몸을 던지며 탈옥에 성공하지만
더스틴 호프먼은  매일 가축들을 치며 어느덧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고
두꺼운 안경 너머로 걱정없는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군요.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장 선생님의 댓글을 보니 체념과 달관에 대해서 생각 해봅니다.
더스틴 호프먼의 미소는
체념의 미소일지 아니면 삶의 달관으로 인한 여유로움의 미소인지..
극과 극의 차이가 어쩌면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아닌지..
이럴때 철학이라는 학문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낌니다.

오랫만입니다.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장파이콜님의 댓글

장파이콜
예~
저의 타향살이 어언 30년, 같은 분야이긴 하지만 언저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고자 할 때 그를 떠올리곤 한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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