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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 복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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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 복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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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묵은 역사 왜곡 폐해 바로 잡아야

17.06.05 11:12l최종 업데이트 17.06.05 11:12l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야사 연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가야사는 신라사에 덮여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가야 유적이 경상도뿐 아니라 섬진강·광양만·순천만·남원·금강에도 있다고 하면서 "가야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5년 연말에 전남 순천에서 가야 유적이 발굴됐다. 순천대 박물관이 진행한 조사 작업의 결과로, 대가야 왕국의 무덤 형식과 거의 일치하는 4~6세기 무덤이 전남 순천시 서면에서 발견됐다. 이 무덤에서는 대가야의 토기는 물론 소가야 왕국의 토기도 발견되었다. 대가야 및 소가야는 여섯 개로 구성된 가야연맹의 소속 국가들이다. 

무덤 형식은 다른 문화 영역보다 변화 속도가 더디다. 돌아가신 부모를 땅에 묻을 때, 사람들은 되도록 전통적 방식을 선택한다. 아무리 진보적인 사람일지라도, 다른 나라에서 유행하는 방식으로 부모의 무덤을 만들지는 않는다. 무덤 형식에 관한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시대의 일반적인 방식을 따른다. 

따라서 전남 순천에서 4~6세기 가야 무덤이 발견됐다는 것은 그 시기의 어느 시점엔가 전라도 동부에서 가야 문화가 일반적으로 뿌리내렸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야의 영향력이 그 지역으로 확장됐고 그 지역에서 가야 문화가 보편적으로 수용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사실이 좀 더 확실하게 규명된다면, 가야연맹이 경상도뿐 아니라 서쪽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야가 전라도 일부를 지배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진다면 가야사가 경상도의 역사가 아니라 영호남 공동의 역사로 승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호남 벽 허물 가야사 연구


경남 김해시 거리에서 찍은 가야 전사의 모습.
▲  경남 김해시 거리에서 찍은 가야 전사의 모습.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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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야사를 제대로 복원할 경우에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영호남 화합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가야사 복원의 결과로 해결될 수도 있다. 그 문제란 어떤 것일까? 

가야사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것은 가야사가 제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야사가 제자리를 잃은 시점은 12세기 전반이다. 이때 고려왕조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전에 말갈족이란 이름으로 한민족과 함께 살았던 여진족은, 926년 발해 멸망 이후 독립해서 세력을 확대하더니 1115년에 금나라를 세우고 1127년부터 북중국을 지배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고려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고려를 신하국으로 다루고 사대의 예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고려 내부에서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 국력을 결집해 대륙으로 진출하고 여진족을 제압하려는 승려 묘청과 한반도 안에 머물며 금나라를 황제국으로 인정하려는 유학자 김부식이 그 두 가지를 대표했다.  

천 년 전, 자주파 대 사대파의 대립

자주파 대 사대파의 대립이라 할 수 있는 그 대결은 1135년 김부식의 승리로 끝났다. 김부식은 이른바 '묘청의 난'을 진압하고 자파 위주로 고려 사회를 재편했다. <조선상고사>의 저자이자 독립투사인 역사학자 신채호는 <조선사 연구초>에 실린 '조선 역사상 1천 년 이래 최대 사건'이란 논문에서, 김부식이 묘청을 제압한 사건을 최근 1천 년간의 최대 사건으로 손꼽았다. 

926년 발해 멸망 이후 만주 땅을 잃은 한민족은 묘청의 등장을 계기로 북벌과 자주의 기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사대파 김부식이 이를 제압하고 분쇄했다. 이 때문에 그 후로는 한민족 내부에서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정신이 약해지고 한반도에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었다는 것이 신채호의 판단이다. 그렇게 민족의 기상을 후퇴시켰다는 의미에서 1135년 사건을 최근 1천 년간의 최대 사건으로 선정한 것이다. 

기념비적인 권력투쟁의 승자들은 종래의 역사를 자기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하려는 유혹을 받기 쉽다. 지금 우리가 공부하는 세계사 교과서도, 19세기 중반에 중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유럽 열강이 세계질서를 유럽 위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이와 똑같지는 않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편찬을 강행한 것도 2012년 12월 대선 승리를 최종적 승리로 착각한 결과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신채호가 1천 년간의 최대 사건으로 평가한 정치투쟁. 여기서 승리한 김부식도 그런 유혹을 받았다. 그도 승리의 기념으로 역사서를 새로 편찬했다. 1145년 무렵에 나온 <삼국사기>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결과물이 가야사 왜곡이라는 또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천 년간 가야사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삼국사기> 표지. <삼국사>란 제목이 적혀 있다.
▲  <삼국사기> 표지. <삼국사>란 제목이 적혀 있다.
ⓒ 장서각 디지털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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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를 편찬할 때, 김부식에게는 2대 원칙이 있었다. 첫째는 한반도 중심주의다. 북벌파를 물리치고 정권을 잡았으니, 한반도 중심주의를 정당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민족은 가급적 한반도에서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합리화할 목적으로 그는 <송서>·<양서>·<남사> 같은 중국 역사서에도 나오는 백제의 북중국 일부 점령을 숨겼다. 또 훗날 청나라 정부가 발행한 <만주원류고>에도 나오게 될 신라의 중국 길림 땅 점령 역시 숨겼다. 

물론 백제와 신라의 중국 점령이 장기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 역사서에 실릴 만큼 비중 있는 사건이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김부식은 별다른 명분 없이 이런 사실들을 <삼국사기>에서 배제했다. 한편, 백제·신라의 중국 진출은 숨기면서도 고구려의 만주 땅 지배를 숨길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너무나 명백한 사건이라 도저히 은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부식이 한반도 중심주의 다음으로 적용한 원칙은 신라 중심주의다. 김부식은 신라가 멸망한 지 140년 뒤인 1075년에 출생한 신라 왕족 후예다. 그는 경주 김씨였다. 신라 멸망 140년 뒤에 태어났으므로 그에게는 신라 왕족 의식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묘청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쓰면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자기 집안 조상들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그는 한반도 중심주의라는 대전제를 훼손하지 않는 범주에서 신라 중심주의를 관철시켰다. 장수태왕이 건립한 광개토태왕릉 비문, 김부식 자신이 <삼국사기>에서 인용한 고구려 예언서, <삼국사기>에 인용된 당나라 고종황제와 가언충의 대화 등에 따르면, 고구려는 기원전 4세기에 건국된 나라였다. 하지만, 김부식은 고구려가 기원전 37년에 건국됐다고 못을 박았다. 

신라 중심주의 역사왜곡... 가야사를 배제하다

그가 그렇게 한 것은 기원전 57년에 건국된 신라보다 늦게 세워진 나라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고대에는 건국 연도의 선후를 근거로, 현존하는 국가 간의 서열을 정했다. 그래서 고구려 건국 연도를 신라 건국 연도 보다 늦춰 잡았던 것이다. 

신라 중심주의를 목적으로 그가 벌인 또 다른 역사 왜곡은 가야사를 배제하는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삼국시대라는 기간은 실제로는 106년밖에 안 된다. 서기 42년에 수립된 가야연맹이 망한 때는 562년이고, 백제·고구려가 모두 망한 때는 668년이다. 562년에서 668년까지는 106년간이다.

신라는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까지 991년간 존속했다. 991년이란 기간 중에서 신라의 경쟁자가 고구려·백제 두 나라뿐이었던 삼국시대는 고작 106년간이다. 그런데 신라의 경쟁자가 고구려·백제·가야 세 나라였던 사국시대는 42년부터 562년까지의 520년간이다. 이런 엄연한 사실을 무시하고 김부식은 자신의 역사서를 4국이 아닌 3국의 역사로 만들었다.  

사실, 신라 입장에서는 고구려·백제보다도 가야에 대한 감정이 더 좋지 않았다. 어느 나라든 간에 바로 옆에 있는 나라에 훨씬 더한 악감정을 갖기 마련이다. 가야는 신라와 인접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신라를 괴롭혔다. 그래서 가야에 대한 신라인들의 감정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삼국유사>에 인용된 가야 역사서인 <가락국기>에 따르면, 신라 왕실의 일원으로 편입된 석탈해는 처음에는 가야에 정착하려 했다가 김수로한테 패해 신라로 도망했다. 이래서 신라 왕실 사람들은 가야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가야사 복원, 역사 왜곡 바로잡는 계기될 것


가야 시조 김수로의 무덤. 김해시 서상동에 있다.
▲  가야 시조 김수로의 무덤. 김해시 서상동에 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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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비록 한때나마 신라가 가야의 속국이었던 적이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서기 100년 경주 대지진을 계기로 정치적 혼란을 겪게 된 신라는 나라를 유지할 목적으로 가야의 속국 생활을 감내했다. 이런 역사 때문에 신라 왕실은 가야를 불편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가야사를 배제한 것도 그런 정서를 반영한다. 

이처럼 김부식은 공권력을 빌려 <삼국사기>를 편찬하고 자기 책에서 가야사를 배제했다. 이것은 박근혜 정권이 국정교과서를 통해 역사 왜곡을 감행하려 한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었다. 김부식이 묘청을 제압한 여세를 몰아 <사국사기>가 아닌 <삼국사기>를 편찬하고 이를 계기로 시작된 가야사 왜곡이 그 후 오랫동안 시정되지 않다 보니, 오늘날 우리 머릿속에서 가야사의 이미지가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야도 나라였나?'라며 일부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야는 소국 연맹체였으므로 정식 나라가 아니었던 것처럼 기술하는 책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사실, 신라도 6세기 중반까지 소국 연합체로 운영되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가야가 연맹체였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가야사를 폄훼하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은 김부식의 역사 왜곡이 아직도 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가야사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영호남 화합의 차원을 넘어 근 1천 년간 이어져 온 해묵은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 5년 내에 이 왜곡이 완전히 시정되기는 힘들 것이다. 

임기 내에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권처럼 하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야사 복원의 첫발을 내디딘다면, 천년 묵은 역사 왜곡의 폐해가 점차 시정되고 우리 후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역사를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추천 2

작성일2017-06-10 08:33

큰집님의 댓글

큰집
쪽발이들이 "임나" 속국을 계속 주장, 교육, 선전하고 있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번에 잘 연구해서
가야는 쪽발이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우리의 고유한, 빛나는 역사라는 것을 보여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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