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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기 있어요"..'멕시코 옥살이' 최종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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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동생 집에 놀러 갔다 느닷없이 멕시코 감옥에 끌려간 한국인 '그녀'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여전히 갇혀 있다. 1년 6개월째다.

양현정 씨가 감옥 안에서 직접 쓴 편지를 기자에게 보내왔다.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간략한 그림까지 그려 넣었다. 애완견 옷 디자이너였던 그녀의 그림 솜씨가 엿보였다.

 
양현정 씨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中

현정 씨는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 지역에 있는 여성 교도소 <산타마르타 아카티틀라>에 구금돼 있다. 그 안에서도 '프로텍시온(protección)' 즉, 교도소 측이 별도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들을 따로 수용하는 보호 구역에서 지낸다. 하루 10분을 제외하곤 항상 철창에 갇혀 있는 그곳을 현정 씨는 '감옥 안의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양현정 씨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中

현정 씨 묘사에 따르면 '프로텍시온'은 2층 복도 왼쪽 끝, 4개의 수용실이 별도의 철창으로 분리돼 있다. 이 철창은 늘 잠겨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끝 방이 양현정 씨가 갇혀 있는 공간이다. 가로 일곱 걸음, 세로 4걸음 반. 성인 여성의 평균 보폭(약 50cm)을 고려하면, 가로 3.5m * 세로 2.5m의 좁은 공간이다.

 

그리고 재소자들이 지내는 각 수용실에는 창문 대신, 동그란 구멍들이 밖을 향해 나 있다. 하루종일 거의 모든 시간을 수용실 안에 갇혀 지내는 재소자들이 햇볕도 쬐고 바깥 공간도 볼 수 있도록 하는 용도였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현정 씨의 공간엔 전혀 볕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새벽 찬 바람과 비둘기, 온갖 벌레들만 자유롭게 드나드는 통로가 됐다. 양 씨가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두 번뿐이다.

 
실제 산타마르타 교도소 내부 사진 [출처 : Patricia Aridjis]

이보다 더 끔찍한 것은 마약을 사고팔고 또 아무 데서나 하는 것이 통용되는 교도소 내 환경이라고 한다. 하루종일 뿜어대는 연기와 냄새에 두통과 구토증세에 시달리지만 호소할 길이 없다. 게다가 몽롱한 정신으로 자꾸 불을 붙여대니 밖에서 문이 잠긴 상태에서 크고 작은 화재들이 예사로 나지만, 경보음이 울리기는커녕 교도관이 잘 와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양현정 씨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中

인신매매 및 성매매 포주?
... 현지 법원, "증거 조작됐다" 판결...그런데!

지난달 양현정 씨가 곧 석방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 씨를 구속시킨 지방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상급법원의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연방법원 헌법소원 재판부는 양 씨 구속의 근거가 된 증거들이 조작됐고 불법적이라며 "구속의 타당한 사유가 없다"고 결정했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증거 조작과 누명을 주장해온 양 씨의 억울함이 드디어 인정된 것이다.

연방법원은 양현정 씨를 구속하는 근거가 된 증거들이 어떤 면에서 불법적인지 또 양 씨가 정당한 권리를 어떻게 침해받았는지 판결문에서 자세히 지적했다. 엉터리 증거를 토대로 구속시켰으니 제대로 다시 판단하라고 명시했다.

(참고: 취재진은 해당 판결문을 모두 입수해 분석까지 마쳤지만, 그 문서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멕시코 현지 법원과 주한 멕시코대사관 측이 한국 언론의 보도를 주시하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양 씨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리 외교부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연방법원 "구속 적부심 다시 하라" 2차 명령

그런데 지방법원은 이 결정에 불복해 지난 6일 현정 씨의 구속 상태를 계속 유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멕시코 현지인 변호사 미겔 씨는, 이처럼 상급 법원의 결정을 하급 지방법원이 무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KBS 취재 결과 연방법원은 지난 19일, '구속 적부심을 다시 하라'는 2차 판결문을 다시 내려보냈다. 지방법원의 결정을 지켜본 연방법원이 "불법하거나 효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증거들을 모두 제외하고 양현정에 대한 구속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고 재차 촉구한 것이다.

 
산타마르타 교도소 외부에서 본 모습

그 결정이 현지시간으로 23일(목)에 내려질 예정이다. 한국에는 다음날 새벽쯤 소식이 전해질 것이다. 양현정 씨 변호를 맡고 있는 미겔 변호사는 이번에도 지방법원 판사가 '구속'을 고집한다면, 그 후 과정은 매우 어렵고 길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양현정 씨 본인은 물론이고 변호사와 이들을 돕고 있는 일부 현지 교민들은, 한국 정부와 전비호 멕시코 대사 등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적 조력에 나서주길 원하고 있다.

 
양현정 씨가 감옥에서 보내온 편지 中(안빠로=헌법소원 재판부)

외교부의 전략 "적극적 행동 자제"

하지만 우리 외교부와 멕시코 대사관 측의 생각은 다르다. 갱단과 결탁해 비리를 자행하고 교도소에서 범죄자의 탈출을 돕는 등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공무원으로 꼽히는 멕시코 경찰과 달리, 멕시코의 법관들은 임금도 상당히 높고 자부심도 강해 '사법부 독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비호 대사와 이임걸 前 경찰영사의 엉터리 초기 대응 문제가 언론을 통해 집중 비판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윤병세 전 장관의 친서를 들고 한국에서 고위직 인사가 직접 파견돼 현지 검찰과 법원을 찾아간 것 등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현지 법원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양 씨는 이미 1년 반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우리 공무원들의 잘못 때문에 갇혀 있기에는 너무나 억울한 시간이다. 그리고 그 잘못을 바로잡을 시간이 채 이틀도 남지 않았다.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의 판단과 조치가 이번에는 옳아야 할 것이다.

 
류란기자 (nany@kbs.co.kr)

 
추천 0

작성일2017-06-21 12:01

캘리님의 댓글

캘리
세상은 요지경속...

 
우째 이런일들이 벌어 지고 있을까..

영사관이나 현지 한인 교회를 통해서 해결이 안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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