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급 과일’의 대명사였던 바나나가 올 상반기 매출액으로 사과를 누르며 ‘과일의 제왕’ 자리를 차지했다.

7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바나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7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331억원에 그친 사과를 제치고 사상 최초로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바나나와 사과의 매출액 차이는 재작년 상반기 97억원, 작년 상반기 49억원으로 점점 좁혀져 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바나나 매출액은 2015년 577억원, 지난해 653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나나를 구매한 고객 수도 대폭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650만 명이었던 바나나 구매 고객 수는 올해 상반기 760만명으로 110만명(16.9％) 증가했다.

과일 전체 매출에서 바나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9.8％에서 올 상반기 10.6％로 증가했다.

이처럼 바나나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국산 과일 중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마트 기준 1.1kg~1.4kg 필리핀 바나나 1송이가 3500원으로, 국산 과일 중 저렴한 축에 드는 사과 가격(1.8kg 당 8800원)보다 저렴하다.

이 같은 낮은 가격은 바나나 산지의 다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88%에 달했던 필리핀 바나나 비중은 현재 75%로 낮아졌고, 10% 이하였던 에콰도르 바나나가 15%로 올라섰다. 시중에는 멕시코산 바나나도 유통되고 있다.

이런 산지 다변화에 따른 업체 간 경쟁으로 지난해 3980원에 판매하던 필리핀산 바나나 1송이는 현재 이마트에서 3500원에 판매 중이며, 에콰도르산 바나나는 이보다 저렴한 3280원에 팔리고 있다.

바나나는 특히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여성들은 ‘한끼 식사 대용’으로 바나나를 많이 찾으며, 아기들 간식으로도 바나나는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가 상반기 바나나와 연관 구매율이 높은 품목을 분석한 결과, 1위는 아이들이 많이 먹는 흰 우유로 연관 구매율이 20%로 나타났고, 여성들이 즐겨 마시는 ‘요구르트’와 ‘떠먹는 요구르트’도 바나나와 연관 구매율이 각각 17%, 15%를 기록하며 각각 바나나 연관 구매율 순위 4위, 5위를 차지했다.

이진표 이마트 수입과일 담당 바이어는 “바나나는 아기가 있는 가정이나 젊은 여성 등 안정적이고 주기적인 구매층이 형성되어 있어 하반기에도 매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바나나는 올해 처음 이마트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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