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역사를 읽어내려갔다.

온진 꽤 됐고
애 하나 있는 앤 장갈 갔고
이혼 후 쭈욱 혼자 지냈으며
지금도 혼자고 앞으로도 혼잘거며
침대는 따블침댄데

혼자

쓰고 있다고

사순이와 육순이의 교량적 역할을 하고있는
오순이라고도 읽었다.

아주머니의 표정은 간절했고 비장했다.

외로움에 쩔었기에
무슨 술 써서라도
나와

관계

를 맺고 싶다로
그의 비장한 표정은 그리 내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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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간 여자가
내게 함부로 말을 걸어오면
난 여자를 의심부터 하게 된다.

무서워서다.

세상이 세상이니만큼 세상을 의심하다 보니
남이라면
여자들까지 의심하는 버릇 하나가
내 맘 안에 잔뼈로 자라고 있던 터라서였다.

그럴 때마다 난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혹 열려있진 않나
바지 자꾸도 스을쩍 만져보고
여자에게 빈틈이라도 보일라
몸을 단도리하는데 마음을 들어 붰다.

"엄머나 세상에 세상에
올해도 국화를 많이도 심으셨네요."

예.

"엄머나 꽈리 좀 봐. 너무 예뻐요."

아, 예.

"코스모스가 벌써 피었네요. 엄머나!!!"

예.

난 꼭 단답이다.
예도 없고
의도 없이 무뚝뚝하다고 할 진 모르겠지만

무서워서다.
겁나서다.
등골이 오싹해서다.

마눌은 지금 창가 안에서

조것들이 뭐하나.

브라인덜 눈꼼만콤 재끼곤

아차하면 튀어나와
나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그의 머리끄댕이를 잡아 비틀 태세로
우리의 대화와 표정을
듣보고 있는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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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룔 보니

여자들이 가장 행복감을 느낄 때

삼순이 사순이들은
남편과 있을 때라고.

우리 마눌도 그랬었지.

그 땐 힘,
넘치고도 남을 때잖아.

남편이 오돌이로 접어들면서
직장에서도 찌그러지고
힘도 밑도 쪼그라들기 시작함
여자들은 그 때부터

이웃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남편은 3위로 밀린다네?

근데 남잔
나이와 상관 없이

가족관계

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거야.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지.

남자가 마눌을

여자

로 안 보고
가족으로 본다는 거지.

가족과 걸 하겠어?
가족끼린 안 하잖아.

그니 여자들이 자꾸만
밖을 두리번거리지.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여자들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건

이웃과의 관계

에서랴.

너처럼 생각이 단촐함 오죽 좋겠냐.

이웃과의 관계

의 속뜻은

이웃 아저씨와의 관계

란 뜻야.

네 부인님께서 그러하심을
넌 아니?

너 어젯밤에도

가족과 함께 잤지?

넘 여유와 착각 부리지마.

너,

그러다 코 크게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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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막 일어나
막 머릴 묶고
막 모자 하나 쓰고
막 개새낄 끌고

개가 하는 건지
사람이 하는 건지

산책이란 걸 하는 아주머니

오늘은 화장도 곱게 하고
옷도 산책용이 아니라
결혼식장에 갈 때 입는 용도로 바꿔 입곤

"엄머, 아침 일찍부터 꽃에 물주시네요?"

예.

"엄머 세상에 세상에
어쩜 그리

물줄기가 쎄대요?

엄마야 물줄기 쎈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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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가
저토록 간절하게

이웃과의

관계

를 원하는데

저노무 이핀넨
친정에도 안 가나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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