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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의 몰락..아마존에 단물 빨리고, 디지털 대응 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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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토이저러스 18일 파산보호 신청" 아마존에 온라인 쇼핑 의존, 사이트 운영 포기
다른 완구업체 아마존 입주하며 침체의 길로,제 때 온라인 투자 못하자 경쟁력 떨어져
"이익 나기 때문에 부채 관리되면 희망은 있어"

반세기 넘게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의 고향'이 됐던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Toys R Us)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최대 완구 전문점의 몰락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오프라인 소매 유통업의 위기를 재확인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블룸버그통신은 "토이저러스가 18일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파산법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챕터 11)은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와 유사한 제도다.

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자력으로는 회생이 어려운 경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서 승인되면 정부 관리하에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제도다. 법원은 부채를 감면시켜 주거나 상환유예 등의 방법으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더욱 이익이라고 판단될 경우 '챕터 11' 신청을 받아들인다.토이저러스는 2차 세계 대전 종료 후 베이비붐이 일던 1948년 설립됐다. 세계 38개국에 매장 1600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5억4000만 달러(약 13조원)의 매출에 3600만 달러(약 407억원)의 적자를 냈다.

파산보호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토이저러스는 당장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4억 달러(약 4500억원)의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완구 제조업체(벤더)들이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완구 납품 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완구 시장 전문가 짐 실버는 블룸버그에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지난 15년간의 경영 문제가 집적된 결과"라며 "마지막 지푸라기 한 가닥이 결국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쇼핑으로 흐름이 바뀌는 현상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경제 전문지 쿼츠는 "토이저러스는 지난 5월에야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인터넷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시점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토이저러스의 몰락 배경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의 악연이 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토이저러스는 인터넷 상거래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99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몰리는 바람에 일부 고객은 크리스마스 전에 배송을 받지 못한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토이저러스에 배송 지연 벌금 35만 달러를 부과하기도 했다. 2000년 2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6000만 달러(약 678억원)를 투자 받기도 했다. 웬만한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 못지 않은 기대주였다.하지만 2000년 토이저러스가 아마존과 맺은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토이저러스는 10년간 아마존에서 장난감과 어린이용품을 독점 판매하는 지위를 얻었다. 그 대가로 독립적인 온라인 쇼핑 사이트 운영을 포기했다.

토이저러스닷컴(ToysRUS.com)으로 들어온 고객은 아마존 사이트로 안내해 그곳에서 구매를 하도록 했다. 연간 5000만 달러(약 565억원)와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아마존에 지불했지만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아마존 사이트 내 토이저러스는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됐다. 장난감과 유아용품에 관한 권한이 토이저러스로 쏠리는 듯 했다. 아마존의 장난감 담당 임원이었던 조리트 밴드뮬렌은 2003년 "아마존은 장난감과 아기용품에 관한 지배력을 사실상 토이저러스에 양도한 셈이 됐다. 이는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해 봄부터 다른 완구 업체들도 아마존에서 장난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독점적 위치가 흔들렸지만 아마존은 이를 수수방관했다. 입점 업체는 점점 늘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아마존은 토이저러스에 상품 구성을 다양하게 해달라는 등 요구 수위를 높여갔다.결국 토이저러스는 는 2004년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두 회사간의 10년 계약을 파기하고, 아마존은 토이저러스에 5100만 달러(약 577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송사가 마무리되자 토이저러스는 2006년 다시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열었다. 하지만 아마존 안에서 길들여진 토이저러스의 온라인 쇼핑몰은 다시 안착하지 못했다. 쿼츠는 "아마존에 의존하는 10년 계약이 토이저러스의 디지털 전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제품을 선별하는 능력을 제때에 키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토이저러스는 2015년 새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고 부활을 노렸다. 도미노피자 CEO를 11년간 지냈으며 '턴어라운드 아티스트(turnaround artist·기업 회생 전문가)'로 불리는 데이브 브랜던(65)을 임명했다.

지난해에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 기술 책임자(CTO)도 선임했다. 랜스 윌스 CTO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경쟁사에 비해 10년 뒤쳐진 혁신을 1~2년 안에 따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토이저러스닷컴을 부활시켰지만 사이트의 경쟁력은 형편없었다. 5번을 클릭해야 겨우 상품을 결제할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이를 클릭 2번으로 줄이겠다는 디지털 전략을 내놓았다.지난해 초만 해도 브랜던 CEO의 부활 노력은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였다. 2015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 매출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하면서 회생의 기미가 보이는 듯 했다. 브랜던 CEO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리고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장난감 시연 등 여러 체험형 행사를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상황이 바뀌었다. 11~1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떨어졌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인폭을 늘리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 1~2분기 등 3 분기 연속 매출이 줄었다.지난 2분기 손실은 1억6400만 달러에 달했다. 토이저러스 매출이 하락하는 사이 아마존의 완구 매출액은 지난해 24% 증가했다.10년 전 빚을 내 경영권을 인수하는 차입매수(LBO)방식으로 주인이 바뀐 것도 재무 구조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LBO는 사들이려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자금을 이용해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인수합병(M&A)의 한 기법이다. 매수 대상 기업의 자산과 수익 창출 능력을 담보로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한다.

2005년 베인캐피널, KKR, 볼네이도 부동산신탁 등 투자회사들이 토이저러스를 LBO방식으로 75억 달러(약 8조원)에 인수했다. 이후 상당 기간 동안 회사는 거액을 이자 비용으로 지출해야 했고, 이 때문에 온라인에 투자할 기회를 놓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신용평가 회사 무디스에서 토이저러스를 담당하고 있는 찰스 오쉬아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투자와 부채 관리를 함께 할 여력이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기업회생절차 자금(debtor-in-possession loan)이 최대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짐 실버 애널리스트는 "연간 영업이익이 5억~6억 달러쯤 되기 때문에 부채 관리가 제대로 되면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토이저러스와 계약을 맺고 한국에서 토이저러스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롯데마트·빅 마트(121개 지점)에 토이저러스 4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토이저러스가 들어가지 않은 곳에서는 축소판인 ’토이박스 ‘가 영업 중이다.또 온라인 쇼핑몰인 '토이저러스 몰'을 롯데마트 배송 서비스와 연계해 운영 중이다. 미국보다는 상황이 좋다는 게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미국은 땅이 넓어 온라인 구매가 많지만 한국은 아직 나들이 개념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가족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토이저러스 몰에서 주문하면 당일 배송을 해 주면서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 PB상품 3~5%를 공급받고 나머지 상품은 직매입한다. 토이저러스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비공개지만 매출액의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토이저러스 운영권은 2026년까지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토이저러스의 매출신장률은 둔화했다. 2012년 전년 대비 20.3% 성장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1.8% 성장에 그쳤다.

중앙일보 박현영·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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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9-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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