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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제거 출동했다가 적금 깨 1000만원 물어낸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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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소방서 소방관 벌집제거하다 둘풍에 화재 일으켜
건초 타 100만원 피해..농장주 아들 1000만원 변상요구
인사상 불이익 우려해 적금 깨고 동료들 도움 받아 변제
소방청 실태조사 2015년 이후 개인 변상 20건·1732만원
일선 소방관 "빙산의 일각..보고 안하고 변상 비일비재"
소방대원이 나무에 달린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지난해 8월 14일 오전 전남 화순소방서 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염소 농장이 있는 산 속에 벌집이 있으니 제거 해달라’는 농장주의 요청이었다. 해당 농장은 화순군 한천면 야산 인근에 위치해 있는 탓에 하루에도 3~4번씩 벌집 제거 요청 신고가 있던 곳이다. 윤모(49) 소방위는 평소처럼 장비를 챙겨들고 신고 장소로 향했다.

야산 현장에 도착한 뒤 살펴보니 주범은 ‘땅벌’이었다. 휴대용 부탄가스통에 용접할 때 쓰는 토치 램프(torch lamp)를 연결해 벌집 구멍에 불을 붙이려는 찰나 돌풍이 일었다.

바람에 날린 불씨는 염소 먹이로 쌓아놓은 건초 더미에 옮겨붙었다. 주변 수풀이 불쏘시개가 돼 금세 산불로 번졌다. 숲이 우거진 지역이 아니어서 불길은 1시간여 만에 잡혔다. 임야 0.1ha(1000㎡)를 태우고 농장 주변 철조망이 그을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피해액은 소방서 추산 10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이튿날 염소 농장주 아들은 “1000만원을 보상하라”며 윤 소방위를 다그쳤다. 불에 그을린 소나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철조망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농장주 아들은 윤 소방위에게 “보상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상부에 보고도 못한 채 며칠을 혼자 끙끙 앓던 윤 소방위는 결국 적금을 깼다. 본인 과실이 아니란 점을 증명하기 어렵고 ‘안전조치 미흡’으로 되레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였다.

윤 소방위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동료들은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400만원을 건넸다. 동료들은 “우리도 언제 덤터기를 쓸지 모른다. 잘못이 없다는 걸 누가 모르겠느냐”며 윤 소방위를 다독였다.

윤 소방위는 “생활안전 활동 담당 대원이 따로 있는데 대신 현장에 나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며 “동료들이 만일을 대비해 개인 보험에라도 가입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 소방청 사비변제 전수조사 ‘20건·1732만원’

문제는 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소방대원이 개인적으로 변상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법규가 ‘합법적 공무’에 대해서만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고 있어 적법한 공무집행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힘들거나, 번거로운 경우 개인적으로 호주머니를 터는 경우가 발생한다.

소방청이 17개 각 시도 소방재난본부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화재진압 등 공무 중 발생한 파손 피해 등을 사비를 털어 보상한 사례를 취합한 결과 사비변제는 총 20건, 보상 금액은 1732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잠금장치·방화문·창문 파손 변상 사례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 보상액은 30만원이었다. 이어 차량 피해 보상이 5건이다. 차량 파손 변제액은 평균 2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본부별로는 서울이 6건으로 제일 많았고 부산(4건), 경남(3건), 대구·경기(2건), 충북·전남·전북(1건) 등의 순이었다. 어이없는 변상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도 한 소방서에서는 화재현장에 사다리를 이용해 진입하다가 노후화한 방범창이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자 차량 소유주가 변상을 요구해 소방대원이 사비를 털어 물어줬다.

경기도의 또 다른 소방서에서는 구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구급차가 병원 주차장에서 행인을 치어 다치게 한 일이 있었다. 공무 중 발생한 사고였지만 이 역시 운전을 맡았던 구급대원이 개인 운전자 보험으로 피해를 보상했다. 경남에서는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차가 훼손한 마늘밭과 주택 담벼락 피해를 소방대원이 개인적으로 변상하기도 했다.

소방관사비보상실태조사


◇ 현장대원들 “실태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 

현장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은 이번 실태조사로 드러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19년 경력의 베테랑인 A소방장은 “경위서 작성 등 절차가 번거로울 뿐더러 괜한 소리를 들을까 잘 말하지 않는다”며 “조직 체계상 지역본부와 소방청이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구조다. 이번 실태 조사 결과는 말 그대로 ‘조족지혈’”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방청 역시 이번 조사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원들 입장에선 상부에 정식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변제한 사건을 다시 꺼내 보고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체 보험 제도를 마련하지 못해 소방대원들이 입는 피해를 지원하지 못한 지역본부 역시 부끄러운 민낯을 들추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8개 소방재난본부 중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은 서울, 울산, 충북, 전남, 경북, 경남 등 6곳이다.


윤여진 입력 2017.10.18. (kyle@edaily.co.kr)



추천 0

작성일2017-10-17 20:42

지나다가님의 댓글

지나다가
소방관의 임무는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이다
벌집을 왜 건드리냐?

관행이라고? 못된 관행은 고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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