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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철근이 없네" 내진전문가와 포항 건물 진단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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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기술사회·지진공학회 행안부와 안전점검

16일 오후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이 포항 북구 홍해읍 대성아파트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16일 오후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을 비롯한 내진 공학 전문가들이 행전안전부·포항시 관계자들과 함께 15일 지진으로 피해를 본 건물들의 안전점검에 나섰다. 주민들이 거주해도 되는지 상태를 보기 위해서다. 기자가 이들을 동행 취재했다.

먼저 간 곳은 이번 규모 5.4 지진에 기울어진 포항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5층짜리 6개 동(260세대)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중 2개 동에서 균열과 파손이 발생했고, 1개 동은 바닥이 들려 뒤로 넘어갈 듯 4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경찰들이 균열이 심한 아파트 출입구 쪽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주민들이 살림살이를 가지러 계속 드나들었다. 단지 안으로 들어가자 산산이 조각난 출입문 유리와 찢어지듯 부서진 베란다 콘크리트가 눈에 띄었다.

대성아파트 베란다 벽이 찢기듯 심하게 부서졌다. 최은경 기자
특히 4도 정도 기울어진 아파트 1개 동은 앞부분이 들린 채 뒤로 기울어져 넘어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이 동에 들어서자 발을 뗄 때마다 트램펄린을 탄 듯 바닥이 일렁이는 느낌이었다. 실제 바닥이 튀어나오거나 패여 고르지 않았다. 한쪽으로 경사가 져 둥근 물체를 놓으니 저절로 굴러갔다.

에어컨은 앞으로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세워져 있었다. 장롱은 텅 비어 있고 온갖 잡기들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복도와 집 안 벽마다 심하게 금이 간 게 보였다. 타일이 떨어지고 현관문이 찌그러져 닫히지 않는 곳도 많았다. 정광량 회장이 금 간 틈에 손을 넣어보더니 “엇, 철근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심하게 부서진 1층 외벽 틈에서도 철근을 발견할 수 없었다. 자세히 살피니 양쪽에 끊어진 철근이 보였다.
대성아파트 외벽의 갈라진 틈. 전문가들은 이어져 있어야 할 철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은경 기자
김태완 강원대 건축공학과 부교수는 “철근콘크리트 건물에서 철근은 뼈대인데 서로 연결이 잘되지 않거나 중간에 없으면 지진에 저항할 힘이 끊어져 균열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밖에서 부서진 베란다를 살펴보던 김진구 한국지진공학회 부회장(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은 “세대와 세대 사이의 벽 길이가 짧고 내력벽(지진에 견디게 하는 벽)이 아닌 조적벽(벽돌 등을 쌓은 벽)이라 지진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진구 부회장은 “건물이 바닥에서 들린 것을 보면 기초공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전점검 중에 만난 아파트 주민들은 이들에게 “재건축을 해야 하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포항시청 관계자들은 주민들이 집에 들어가도 되는지 상태를 봐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살펴본 바로는 사람이 살기 어렵고 허물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내진 공학 전문가들이 북구 장성동 필로티 구조 다세대주택을 점검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자리를 옮겨 북구 장성동 필로티(Piloti·벽이 없는 1층 기둥들) 구조의 다세대주택을 찾았다. 이 건물은 지진에 취약한 구조로 화제가 돼 전문가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부서진 기둥 대신 임시로 세운 철골이 건물을 지지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건물을 보자마자 “부서질 만한 건물이 부서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출입구가 있는 벽이 한구석으로 너무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필로티 구조의 건물은 지진이 났을 때 힘이 중심에 가해지지만 저항 역할은 벽이 맡기 때문에 뒤틀리며 흔들린다. 김 부교수는 “그래서 벽에서 먼 쪽의 기둥이 심하게 부서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로티 구조 건물의 부서진 기둥. 최은경 기자
훤히 드러난 철근을 보던 한용섭 사림엔지니어링 대표는 “보통 기둥 피복(콘크리트와 철근을 감싸는 바깥 부분)이 40mm 정도인데 이 건물은 100mm가 넘어 철근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김 부교수는 “철근끼리 겹쳐지는 부분의 길이가 짧고 철근들을 감싸 묶는 철근도 제대로 조여지지 않아 위에서 힘이 가해지니 철근들이 옆으로 튕겨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근 사이로 플라스틱 배수관 파이프가 들어 있는 것도 문제였다. 한 대표는 “하지만 건물 가장자리에 벽을 대고 기둥을 보강하면 복구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둥이 부서져 철근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최은경 기자
기둥이 파손된 필로티 건물 몇 곳을 돌아본 박정우 범구조엔지니어링 소장은 “당장 세입자를 받기 위해 임의로 보수하는 곳이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며 걱정했다. 김 부회장 역시 “지진 파동은 매우 복잡하게 오기 때문에 필로티 구조 같은 비대칭 건물은 내진설계를 했다 하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필로티 건물이라고 모두 지진에 위험한 것은 아니다. 3~5층 필로티 건물을 지을 때는 구조기술사에게 안전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큰 피해를 본 한동대 건물에 대해서는 외부에 치장용으로 붙인 벽돌이 옆으로 흔들리는 지진력을 받아 우르르 무너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벽돌과 안쪽 콘크리트를 연결하는 철물 보강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하면 지진 시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항시와 일정 조율이 끝나는 대로 정밀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다.

포항=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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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1-16 10:43

한마디님의 댓글

한마디
하하하하...
옛날에 건물하나 지으면 집이하나 떨어진다고 그랬는데
건축자들이 가장 많이 써먹던 방법이
철근을 10개 넣는다고 하곤 5개만 넣는것.
부실공사가 참 많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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