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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우연히 본 나 닮은 노숙자, 알고 보니 친동생…`영화 같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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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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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위건에 살고 있는 로이 아스피넬(남·36)은 얼마 전 영령기념일(제1·2차 세계 대전의 전사자를 추도하는 날)을 맞아 교회에 갔다가 근처에서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 남성 한 명을 보고 생각에 빠졌다. 평소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테지만 이 남자의 얼굴에서 낯익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궁금증을 느낀 로이는 담배 한 개비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남자와 이야기를 나눈 뒤 로이가 알아낸 사실은 놀라웠다.

최근 영국 BBC는 28년 만에 친형제를 만나게 된 로이와 빌리 화이트(남·28)의 사연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노숙자였던 빌리는 해가 질 무렵 잘 곳을 찾아 교회 뒷마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에게 로이가 다가와 담배를 건네며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 빌리의 어머니와 누이 등 가족 관계에 대해 질문을 늘어놨다.

로이에게는 28년 전 가족 사정으로 헤어지게 된 남동생이 있었다. 로이는 빌리를 보고 그의 외모가 자신의 가족과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다. 갓 태어난 아기였을 때 헤어진 남동생. 이제는 이십대 후반 청년이 됐을 것이다. 빌리의 나이도 그쯤 돼 보였다. 여기까지 생각해보니 ‘혹시, 어쩌면?’ 하는 추측이 로이의 머리를 스쳤던 것이다.

빌리는 “그 남자는 ‘당신은 내 동생’이라고 했다. 처음엔 믿지 않았다. 마침내 사실을 알게 된 뒤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충격에 빠져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형 로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게 형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척 낯선 일이다. 하지만 슬픔이 아니라 아주 기쁜 느낌이다. 자녀를 갖는 것 외에는 새 가족을 가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로이는 즉시 동생 빌리를 집으로 초대해 머무르게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8년 간 쌓였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닮은 점을 찾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출생증명서를 대조해 본 결과 둘은 친형제가 맞았다.

둘이 헤어진 사연은 이렇다. 두 사람은 모두 로레인 화이트라는 여성의 아들이다. 로레인이 남편과 이혼한 뒤 로이는 친척집으로 가게 됐다. 아직 어렸던 동생 빌리는 어머니 로레인이 키웠다. 빌리가 10세가 되는 해, 로레인은 세상을 떠났다. 이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때 로이를 맡은 친척집에서는 빌리까지 데려가지는 못 했다. 빌리는 대신 보호시설로 보내졌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빌리는 방황 끝에 노숙자가 됐다. 그는 거리를 떠돌며 8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빌리는 형 로이와 만난 뒤 살 곳과 직장을 얻었다. 그는 물류회사 차량 운전사로 일하고 있으며 알코올 중독 치료도 받고 있다. 빌리는 “형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내 인생은 변했다”며 형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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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2-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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