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여자화장실.."파우더 룸 됐으니 변기 좀 늘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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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여성 화장실. 남성 화장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용무가 급할 때 혼잡하면 곤란함을 느낄 듯하다.
화장실에서 셀카 찍는 여성. 남녀를 불문하고 화장실의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셀카 찍는 젊은 층이 많다. 혼잡 때 이 같은 행동 없을 거로 보인다.
지난 5월 이웃 나라 일본을 시작으로 11월 중국에서 잇따른 화장실 개혁이 선언됐다.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중국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대대적인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추운 날씨 화장실 이용이 평소보다 늘면서 여성들은 “지금보다 변기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여성 화장실이 붐비는 이유 1
국내에는 관련 자료가 없어서 일본 도쿄도가 화장실개혁 중 진행한 몇몇 실험과 분석을 보면, 여성 화장실이 붐비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은 볼일 외에도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여성들은 설문에서 볼일 외 활동으로 화장을 고치거나 거울을 보고 메신저·문자의 답신, 셀피,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하게도 ‘휴식‘ 세부항목에 ‘간식을 먹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 여성 화장실이 붐비는 이유 2
다양한 활동 외에도 남녀의 이용시간 차이가 혼잡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문학자 니시오 히데오 교수가 남녀의 화장실 이용시간을 측정한 결과 소변을 기준으로 남성은 30초인 반면 여성은 무려 3배나 긴 1분 33초로 나타났다.남녀 간 이용시간의 차이는 신체적 차이와 복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성은 위생용품 사용과 뒤처리에 시간이 필요하고, 치마를 입으면 안에 스타킹, 속바지 등을 덧대 입어 이용 후 옷매무시를 가다듬는 등 화장실 이용 시간이 남성보다 긴 특징을 보였다.이러한 결과 남성 화장실보다 더 많은 시설을 설치하더라도 여성 화장실만 붐비게 되는 것이다.
■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건?
설문기관에 의뢰해 20세~50세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설문을 진행한 결과 ‘변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 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파우더룸 23%, 위생용품 처리함 17%, 셀피 촬영 공간 3%로 나타났다.이들에게 변기 추가설치가 혼잡을 해소할 거로 본 이유를 묻자 “사용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앞서 니시오 교수가 측정한 값처럼 여성의 이용시간이 길어져 혼잡이 발생하고 여기서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또 파우더룸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립스틱 바르기 등 간단히 화장을 고치거나 거울을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혼잡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 ‘위생용품 처리공간’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설치돼 혼잡이 다소 줄어들 거로 기대된다.
■ “배려와 매너 필요하다”
여성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용 매너도 혼잡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그들은 “무작정 시설을 늘릴 순 없는 것“이라며 ”밖에 긴 줄이 늘어서지만 거울 보는 등 화장실 밖에서도 가능한 일들을 칸을 차지하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문제시했다.한 여성은 “덜 혼잡할 때는 문제 되지 않지만 혼잡할 때 ‘할 일 다 하고 나가겠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며 “때와 장소는 가릴 줄 아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이용에 걸리는 시간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복잡할 때는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여성 화장실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4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대규모 상업시설 등의 공중화장실 여성용 변기수를 남성용 대·소변기를 합한 것보다 많이 설치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미비해 1.5배 이상 되도록 법을 다시 고쳤다.시행 후 일부 개선됐지만 법 적용은 새로 설치된 화장실에 한정하고 이미 설치된 화장실은 변함없어서 문제는 여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생용품 수거함 배치 등은 쉽게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반면 변기 추가설치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여서 혼잡은 얼마간 계속될 거로 보인다. 이에 앞서 여성들 의견처럼 다른 이용자에 대한 배려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일본처럼 파우더룸 설치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바라진 않는 모습이다. 새로 지어지는 시설만이라도 법률을 준수해 여성만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좋겠다.또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경기장 일대 시설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세계일보 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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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2-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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