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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범 제압한 경찰 "아이에 우유 한 잔 주란 말에 칼 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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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벌어진 ‘대낮 인질극’은 한 경찰관의 차분한 대응이 돋보였다.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고 있던 양모(25)씨를 한 시간 가까이 대화 끝에 제압한 정근하(56)팀장이 주인공이다. 상황이 끝나고 이날 늦은 오후 이수파출소에서 정 팀장을 만났다. 그는 “일단 범인을 안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긴박했던 당시의 한 시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 인질극 당시 범인과 대화한 유일한 경찰관이라고 들었다. A : 그렇다. 대화를 처음 주고받은 경찰이 나였기 때문이다. 이후 협상팀도 왔지만, 양씨가 피해자의 목에 칼을 대고 있어서 양씨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내가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Q : 첫 대화가 뭐였나. A : 처음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기자를 불러달라. 특종이 있다'고 해서 그 이유를 알려 달라고 하니까 '기자를 불러주면 기자에게 이야기하겠다'고 하더라. '이유를 알아야 기자가 온다'고 했더니 조금씩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군대에서 선임들에게 욕을 먹고 정신 질환이 생겼다는 것과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더라.

Q : 이후엔 무슨 대화를 했나. A : 양씨를 안심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 가족 관계를 물어보니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해 지금은 아버지랑 형과 살고 있다고 하더라. 동생은 어렸을 때 죽었다길래 '동생도 있었는데 어린아이를 이렇게 칼로 위협하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목에 대고 있던 칼을 옆구리로 옮기더라.

Q : 대화할 때 범인은 어떤 상태였나. A : 심리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환각이 보이고 환청이 들린다고 했다. 누구를 죽이고 싶다고도 했다.

Q : 어떻게 양씨를 제압하고 검거했나. A : 계속 대화를 하다가 '점심시간이니까 아이에게 빵과 우유를 좀 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러라길래 근처 책상 위에다 빵 4개와 우유 2개를 올려놨다. 양씨가 손에 칼을 들고 있으니까 '내가 따라주겠다'며 종이컵에 우유를 따라줬다. 그러고 나서 '아이에게도 우유를 한 잔 줘라'고 하니까 칼을 잠깐 책상 위에 올려놓고 우유를 집으려고 하더라.

Q : 그때 제압한 건가. A : 그때 양씨와 1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옆에 있던 교사들이 쓰는 업무용 노트를 집어서 칼에 던져 맞히고는 바로 달려들어 제압했다. 목을 젖히니까 눈동자가 돌아가면서 발작 증세를 보였다.

Q : 아이가 안 다쳐서 다행이다. A : 인질극이 끝나고 아이가 있던 병원에 찾아갔다. 트라우마가 생기며 어쩌나 걱정이 돼서다. 다행히 낙천적인 아이라서 웃더라. 부모님은 연신 고맙다며 악수를 청했다. 30년 가까운 경찰 생활에서 느낀 건데, 위급한 현장에서는 '피해자가 내 가족이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송우영·정용환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추천 2

작성일2018-04-0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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