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 위에서 춤추고 내려온 장자연을.." 성추행 목격한 동료의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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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장자연씨의 연예계 동료인 배우 윤모씨가 술자리에서 목격한 장씨의 성추행 피해를 털어놨다. 28일 오후 KBS, JT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윤씨는 장씨가 생전 겪었던 일에 대해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하는 자리가 있었고, 살면서 겪지 않아야 되는 그런 수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장씨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신인 배우였다. 소속사 대표는 굉장히 폭력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윤씨는 술접대를 강요받은 적이 많았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대표가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이 온다. 그의 폭력적 성향을 모두 알았기 때문에 안 갈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대표가 자신의 동료를 폭행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윤씨가 조선일보 기자 출신 정치인 조모씨의 성추행을 목격한 것도 술자리에서였다. 대표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고 정재계 유력 인사 등이 참석했다. 윤씨는 그날의 분위기를 “기업인들도 있었고, 정치인들도 있었고,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많았다. 낯설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이날을 ‘자리 배치도’까지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생생히 기억한다. “검찰과 경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받았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장씨가 성접대 문건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윤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모두 13번의 진술을 했다. 윤씨는 “탁자 위에 있던 장씨를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했다. 이런 일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장씨가 남긴 ‘리스트’에는 정재계 인사는 물론이고 방송사 프로듀서와 언론사 경영진도 있었다.
윤씨가 그린 배치도에 따르면 장씨는 술집 탁자 위에 있었다. 윤씨는 과거 검찰 조사에서 이에 대해 “조씨가 테이블에서 춤을 추고 내려오는 장씨의 손목을 잡아당겨 강제로 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윤씨는 “너무 충격이었다. 언니와 저만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있는 그대로 말했는데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호소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진술하던 때에 대해 “오히려 가해자인 조씨를 믿고 있어 이상하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는 갓 20살을 넘어 사리판단을 못 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했다”며 “조사가 끝난 후 그분의 배우자가 검찰 관계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현재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윤씨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장씨 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검찰에 진술하고 있다. 그는 지난 9년간 정신과 치료를 반복적으로 받고 최근 입원까지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사건 직후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그가 장씨 소속사에 있었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이유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퇴출당했다고도 했다. 윤씨는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다”며 “재수사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청와대 국민청원을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공소시효가 올해 8월 4일 만료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수사 결과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목격자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됐다”면서 “목격자 진술을 믿을만한 추가 정황과 관련자들이 실체를 왜곡하려는 정황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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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6-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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