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6 북핵은 겨레의 핵으로

북핵개발 문제로 합의한 사항들을 위반한 쪽은 누구인가?
미국과 남은 북이 위반, 북은 미국이란다.
어떤 사안들은 북이 어긴 것도 있을 것이다.
강대국은 잘 따르지 않는 약소국을 악마화하며 여러 방법으로 국익을 챙긴다.
약육강식이 국제관계 역학의 역사적 상식인대로 패권 미국이 합의사항들을 지키지 않은 것은 제 5장에서 본 그대로다.
한때, 라이스(C. Rice)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축구 경기 도중 골대를 옮긴다 (Moving the goal posts in the middle of a football game)”고도 했다.
즉 합의대로 북이 다 지킬 때쯤 되면 미국은 합의 내용을 바꾼다는 것이다.
책임 있는 위치의 미국 관료들도 북은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여 협상, 합의, 도전, 재합의하며 지내온 것을 시인한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는 ‘북이 도발-제재-타협-보상하는 나쁜 버릇’을 묵과할 수 없다고 한  부시 2세의 틀린 말을 복창만 해왔다.
한편 오바마 국가안보회의 베이더(J. Bader) 국장의 저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Obama and China’s Rise: 2012> 속에 다음과 같은 문구도 있다.
“미국은 궁극적으로는 북의 붕괴와 남의 북 흡수통일을 목적으로 하고 단기 중기적으로는 근본해결이 아닌 협상과 대화를 통해 지연시키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쓴다.”
즉 미국은 정치외교적 고립, 위협과 경제제재와 봉쇄로 북의 붕괴를 바랐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실패한 정책도 아니었다. 왜냐면 북이 버텨도 미국의 동북아 패권이 유지되는 한 손해볼 것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익은 남북분단 유지로 남에 무기를 팔며 이득을 취하고 동시에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데서 나온다.

앞에서 본 보스워스, 윗트, 씨걸, 클린턴, 코사, 라이스, 베이더, 또 뒤에 더 보게 되는 플레이트, 브레진스키, 쌔비지, 레이니,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은 합의사항을 지켰다고 했다.

그러면 이들은 남의 종미반민족세력이 말하는 ‘반미주의자’들이고 ‘종북좌빨’들이 아닌가?
미국 정부에 반대되는 양심적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성숙한 언론의 자유이고 큰 나라 미국의 여유다. 그럼에도 미국정부의 패권정책은 가차 없이 계속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세계다.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 거부와 북의 대응 43년을 돌이켜보니 북의 핵개발을 저지하겠다는 미국의 진정성에 의심이 갔다. 미국이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하며 지내는 동안에 북의 핵/미사일의 고도화는 계속되었다.
2012년 2.29북미합의에서 북은 인공위성 발사는 제재대상이 아니라고 했단다.
북이 4월 중순 실용위성 발사일을 공표하자 미국은 군사용 미사일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남은 동맹 미국의 미사일 기술 제한으로 인공위성을 러시아나 일본에 큰 돈 주고 의뢰해 발사한다.
이런 현실에 느낀바 있어서 2012년 3월31일, “남 인공위성. 북 ‘은하’로 올리자” 는 글을 <통일뉴스>에 발표했더니 인기있는 기사로 많이 읽혔다. 
2012, 4월 초순 북이 인공위성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그 8개월 뒤 12월에 북은 첫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언젠가 남북 연합방 평화체제가 된 뒤에도 남은 북 대신 외국에 위성발사를 의뢰할 것인가?

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이나 같은 로켓 기술을 이용한다.
북은 인공위성의 실용성과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발사이기도 하다.
일본, 이란 등 세계 9개국이 인공위성을 발사하지만 어느 나라도 유엔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렇게 미국이 평화협정을 거부하며 북을 위협/제재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미국은 북에 핵/미사일 개발을 부추겨 온 셈이다.
북은 우주의 평화적 개발과 이용을 허용하는 세계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 가입국으로 세계 10대 인공위성 우주과학국이 되었다.

한편 2012년 3월, 뉴욕에서 케리(J. Kerry) 미 상원외교위원장, 북의 리영호 외무부상,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과 남의 임동원,문정인 등이 함께한 자리에서 북은 ‘미국이 평화협정으로 북의 안보를 약속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라고 했단다. 이에 케리는 ‘북미 평화협정은 미국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고 했단다. 미국은 북핵을 폐기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북핵은 남북 분단유지에 필요한 미국의 ‘꽃놀이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12년 4월, 북은 핵 보유를 헌법에 명기하고 ‘북핵은 남에 쏘기 위해서도 아니고 또 먼저 누구에게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2013년 2월, 북은 3차 핵시험을 했다. 이에 미국의 폭격기가 남에 날아가 서해안 섬에다  핵폭탄 투하연습 시위를 했다. 그러자 북은 일본과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미사일발사 대기상황을 공개했다. 이런 '핵대핵 대결' 상황에서 북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3월 5일 <1953년 정전협정> 백지화와 <1992년 남북비핵화 공동선언> 무효화를 선언했다.
미국의 핵위협에 대응해 개발한 북핵의 숫자는 미국과 비교도 안 되게 적지만 그 억제력이 꼭 핵탄 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공격받는 나라는 핵폭탄 하나로도 상대방 도시의 수십, 수 백만 명을 단번에 살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핵무기는 공격보다는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하기위한 것이어서 ‘핵의 상호억제력’ 또는 ‘핵공포의 균형’이라고도 한다.

공정하게 말하면 미국의 불의/부정한 일방적 제재임에도 유엔안보리 국가들은 자국과 미국과의 경제/정치적 이해에 따르는 것이 위선적 현실세계다. 사실 세계 최강 미국이 북핵 폐기를 원한다면 먼저 북과 평화협정하고 핵폐기를 관철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이 아닌가? 그런데 북핵 먼저 폐기하라는 것은 북핵을 폐기시키려는 진정한 의향도 없다는 반증이 아닌가?

북이 받아드릴 수 없는 선핵폐기를 욱박지르며 미국은 동북아의 일본과 남에서 패권유지로 국익을 즐기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북이 핵/미사일 시험을 하면 남은 도발이라며 야단법석이다. 북핵은 미국의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이지 동족인 비핵국 남에 쏘지도 않을 테고 또 그럴 수도 없다.
한편 미국은 북이 선제공격 안할 것을 알기에 현상만 유지하며 핵 위협을 계속 함으로써 북의 핵 개발을 은근히 부추기다 보니  결과적으로 또 역설적으로 북에 핵을 선사한 셈이다.
그런데 미국은 자신의 핵은 평화를 위해서고, 북핵은 평화를 위협 한다니 이런 위선이 어디 또 있나?
이러한 현상을 떠나온 조국 밖에서 보다보니 북 혼자서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북핵을 민족적 차원에서 남북이 공유해 공동관리하면 어떨가?
(남한도 핵무장? 오인동, 오마이뉴스 2013-04-15) 북은 늘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자 해왔기에 남측만 동의하면 가능할 거란 믿음도 다가왔다.
그리고 국제신용을 자부하는 남이 핵의 비확산을 보장해 주면 되지 않을가?
더 나아가 북핵을 남북이 ‘겨레의 핵’으로 품어 안으면 통일도 앞 당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자 나는 이런 주장을 나의 [Corea통신]으로 남북해외에 보내고 언론과 강연을 통해 발표했다.

그리고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남북연합방>을 2013년 9월에 출간하자  평양으로 들고 가서 해외동포위원회 김천희 국장을 통해 해당기관들에 전해 달라했다.
수술뒤 오후에 내 책을 받아본 정기풍 사회정치학 교수가 찾아와 내가 북의 ‘세습체제’라고 쓴 부분에 대해 북에서의 지도자 추대 절차에 대한 얘기를 알려줬고 ‘연합방체제’에 대해서는 ‘우리민족끼리’ 원칙에 적극 공감했다. 고려동포회관에서 만난 양철식 6.15 북측 부위원장과는 남측위원회와의 만남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 때, 해외동포위원회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한 저녁, 초대소에서 만난 맹경일 부위원장과는 나의 원칙적이고 이상적인 ‘겨레의 핵’ 개념과 그에 따른 여러 방안에 대해 밤 깊도록 의미 깊은 토론을 했다.
평양에서 서울로 가서 한 주일 동안  대학과 시민단체들에서 주저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 다한 강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강연장 관중들의 열렬한 요구에 따라 11월 30일 남녘 국회의원 전원에게 <국회의원에게 드리는 진언>을 보냈다.
그리고  2014 년 4월에는 3주 동안 615 남측위원회 지역본부 안영욱 위원장과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3주일 동안20차례 전국순회강연도 했다.
‘북핵=겨레핵의 비확산’을 합의/선언한 뒤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을 철수해 통일로 가자는 제언에 대한 공감은 대단했다.
그러나 강연장 밖의 정서는 차겁기만 했다.
그리고 2015-16년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은 너무나 한심해 나는 실의에 빠지고 말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로마자 이름 ‘Corea, Korea’의 어원 연구에서 고구려/고려의 원래 발음이 ‘고구리/고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꼬레아, 코리아> 오인동, 책과함께, 2008).
조국의 나라 이름에 관심을 가져온 나는 우리겨레 반만년 역사에서  빛났던 추모의 ‘고구리-고리’와 왕건의 최초 통일국가 ‘고리’ 에 대한 연구 끝에 통일조국의 겨레말 이름은 “고리”, 로마자는 “Gori” 를 제언했다. 특히 로마자 ‘Gori’의 표기에 대해서는 북의 로마자 표기도 참고하기 위해2008년 이래 나의 ‘Corea’ 연구로 인연되어 온 북의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문영호 원사(겨레말 큰사전 편찬 북측 대표)와 언어학 전공의 박철 참사의 도움도 받았다.
한 나라 이름으로 살아보지 못한 지 105년이 된2015년 8.15에 발표했다. ( <통일뉴스>, <프레시안> 2015-08-15, <내일을 여는 역사> 2016 봄호)

2016년 1월, 북은 4차 핵(수소탄) 시험을 하고 “핵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며 미국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던 시대는 영원히 끝장났다”고 했다.
2월, 2차 인공위성을 올리니 박근혜는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한편 북의 핵고도화에 남 주민의 68%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가웠다.
어차피 남은 미국의 반대로 핵개발 할 수도 미국의 전숧핵 재배치도 할 수  없으니 ‘겨레핵’ 개념이 남녘 주민들의 핵무장 욕구를 채워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북은 8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에 이어 9월, 제5차 핵탄두 표준화 시험도 했다.
미국은 유엔 회원국인 북의 지도자 참수작전도 공공연하게 시작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남에 배치했다.
국민들이 반대시위에 나섰고,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미사일체계 감시용이라고 반발하며 중국은 남에 경제제재를 시작했다.
2016년 가을부터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민중들의 촟불시위가 시작되어
2017년 3월 박근혜가 파면되고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대통령에 취임하면 북에 먼저 가겠다던 문재인은 미국으로 달려갔고 특사들은 모두 다른 나라로만 보냈다. 
한편 중국이 한미 합동대북전쟁 연습과 북핵/미사일 시험의 ‘쌍중단’과 북핵 동결과 북미 평화협정 체결의 ‘쌍궤병행’을 제안했다. 북은 곧  ‘북핵은 이제 평화협정의 흥정거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8월 독일 G20회의에서 문재인은 북에 핵폐기하라며 붕괴/흡수/인위적 통일은 안하겠다는 어울리지 않는 말도 했다. 북은 ‘남이 동족과 손잡고 관계개선과 통일의 동반자로 나선다면 우리의 핵을 두려워 하고 문제시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겨레핵’의 개념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북은 연속적으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8월하순 나는 서울에 들려 오랜만에 임동원, 백낙청, 정세현. 문정인 특보를 만나고 다음 날 평양으로 갔다.
3년만에 보는 평양의 모습은 더 밝아졌고 거리의 인민들은 활기에 찬 모습이었다.
남북 대화의 기회라도 도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북은 각종 무력시위로 먼저 미국의 기를  꺾어 놓고 보려는 듯 했다. 평양을 떠나기 전날 8.29에도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일본 넘어 태평양으로  발사했다.
서울로 돌아온 뒤 9월 3일에 북은 결정적인 제6차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수소탄두 기폭시험마저 했다.
미국 주도의 유엔안보리 제10차 대북제재 결의가 뒤따랐지만 북에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듯 했다.

북의 핵무력 시위에 트럼프가 유엔총회에서 북에 막말을 하자 김정은이 맞받아치며 가끔 ‘선물 보따리를 (핵/미사일) 보내주겠다’고 했고 유엔총회에 참석한 북 리용호 외무상은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폭발시험 가능성 발언도 했다.
그 뒤 미국은 전례 없는 3개 핵항모전단을 동해에 발진해 한.미.일 합동 해.공, 지상군이 참가한 대북 핵전쟁 연습도 했다.
북은 의연했고 11월 29일, 드디어 미국전역에 이르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용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시험발사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일.중.러 주변 4국도 각기 자신들의 처지를 성찰하게 되었다.
결국 북은 북미 평화협정 40년 추구하다 세계 4대 대륙간탄도미사일/6대 수소탄/10대 우주과학국이 됐다.
미국과의 핵대결에 남은 제쳐진 모습이었으나 그럼에도 남은 세계 11대 산업경제 강국이다.

1945년 분단 뒤 남북대립과 북미대결70여년에 우리 겨레 남북은 반 만년 역사 최고의 위업을 이뤘다.
북은 ‘북 자신만을 지키기 위해 허리띠를 조이며 핵개발 해온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북미대결과 협상 역사 60여년에 미국은 한 번도 우리 겨레에 떳떳하고 올바른 명분을 세워보지 못했고 패권무력으로 북을 압박해 보았으나 굴복시키지도 못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남북은 어찌하려는가?
미국은 북핵 폐기를 주장하겠지만 우리 겨레는 핵 보유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
남이 북의 처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렇게 역지사지해 보면 북핵=겨레의 핵을 동결, 보유 또는 폐기에 대해 남북이 진지한 토론을 해보자.

그러려면6.15시대를 다시 열어 제 1장에서 논의해 본 남북 연합방체제를 시작하자.
그리고 이 겨레핵 문제를 남북 연합방 경제-평화체제를 거쳐가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필요하면 북.미.남 3자나 중국도 포함한 회담으로도 해결할 수 있을지 다음 7, 8장에서 논의해 보자.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