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너무 없어 걱정이 많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친구가 찾아 왔다.
"골프나 한번 치자!"
"내가 요즘 그럴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말고 가자! 공돈이 좀 생겼으니 오늘 비용은 내가 대마!"
자영업자는 내키지 않았지만 마지못해 친구를 따라 나섰다.

티 박스에 이르자 친구가 엉뚱한 제안을 했다.
"오늘은 골프장에 다른 손님도 별로 없고 하니 멀리건을 무제한으로 써보면 어떨까?"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장사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할텐데 골프치면서 더 골치 아파질 필요 없잖아?"
초반 몇 홀에서 한 두개씩 멀리건을 쓰긴 했지만 홀이 거듭될수록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멀리건을 맘껏 쓰기로 했으므로 잘못쳐도 다시 치면되니 샷이 긴장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딱히 멀리건을 쓸 일이 없을 만큼 공이 잘 맞았다.
마음이 여유로우니 푸르른 경치도 눈에 들어 왔다.
18홀 라운드 결과, 멀리건 쓴것을 더해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인 81타를 쳤다.

너무도 유쾌한 라운드가 끝나고 욕탕에 들어가 그날의 골프를 음미하고 있는데 친구가 슬며시 다가왔다.
"어때, 오늘 골프 좋았지?"
"그래! 네 덕분에 간만에 정말 기분좋게 골프쳤다."
"살아보니 인생에도 의외로 멀리건이 많더라.
너무 잘하려고 하고 결과에 연연할수록 일이 더 안풀리고 꼬이더라고.......
지금 네가 하는 장사에 오비가 났다고 생각하고 멀리건을 하나 써봐!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실패를 인정 하려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게 더 문제잖아...
힘든 줄 알지만 이 말을 꼭 너에게 해주고 싶어서 오늘 부른거야"
자영업자는 욕탕물로 얼굴을 훔쳐 애써 감추기는 했지만 가슴이 뭉클해 따뜻한 눈물이 흘렀다.

당신께 무한 멀리건을 드립니다.
정말 성실히 살아온 지난 날의 삶이 있기에 이젠 '멀리건' 신경 안써도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좋은 글에서-

멀리건
최초의 샷이 잘못 돼도 벌타 없이 주어지는 세컨드 샷을 말한다.
실력차가 현격히 나는 골퍼들과 경기를 치르며 도저히 동등하게 경기를 하기 힘들자 다시 칠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멀리건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에서는 볼간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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