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했던 미국프로풋볼(NFL)의 ‘무릎 꿇는 선수’ 콜린 캐퍼닉을 30주년 기념 모델로 기용했다. 한때 스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스포츠 업계에서 외면받고 있는 인물을 발탁한 것이다.
나이키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캐퍼닉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히며 "캐퍼닉은 스포츠의 힘을 이용해 세계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근래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이라 평했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나이키는 캐퍼닉을 전면에 내세워 그의 사진을 프린트한 운동복과 악세사리 등을 판매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서 쿼터백으로 뛰었던 캐퍼닉은 2016년 8월 백인 경찰이 흑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등 미국 내 인종 차별 문제가 대두되던 때, 이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경기 전 국가가 나올 때 국민의례를 거부하고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후 일부 NFL 선수들과 다른 스포츠 종목의 유색 인종 선수들이 ‘무릎 꿇기 시위’에 동참해 국민의례를 거부하고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유산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은 미국의 모든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비판했다. 캐퍼닉을 가리켜 ‘개XX를 경기장에서 쫓아내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종류를 불문하고 스포츠 종목 전반에 시위가 번지자 캐퍼닉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가 미국 사회를 반으로 쪼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무릎 꿇기 시위 후 경력이 단절된 캐퍼닉의 상황을 미뤄 볼 때, 캐퍼닉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 문구인 "무엇인가 믿으세요. 비록 그것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일지라도"는 의미심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캐퍼닉은 지난해 3월 포티나이너스와 계약이 만료된 후 어느 구단과도 재계약을 하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쉬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일각에선 캐프릭과 나이키의 계약이 NFL 구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캐퍼닉에게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N
FL에 국민의례를 거부하는 선수를 해고하라고 엄포를 놓은 후 각 구단은 국가가 나올 때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에게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NFL 관계자는 "작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풋볼 구단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전(前)선수가 유명 스포츠 광고에 출연했다고 선뜻 팀에 들이겠느냐"고 블룸버그에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