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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나비효과`.. 중국 연예계, 탈세 논란으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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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예계가 인기 여배우 ‘판빙빙(范氷氷) 사태’로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는 톱스타가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를 해왔다는 의혹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만으로도 소득 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촉발시켰고, 중국 정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유명 연예인들의 탈세 및 불법 외환송금 문제에 칼을 빼들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탈세 조사는 가히 총력전 태세다. 그간 탈세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고소득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겨냥해 세무국과 외환감시원, 금융범죄수사국, 출판ㆍ방송ㆍ스포츠 관련당국이 총망라돼 합동조사단을 꾸렸다. 지난 6월 판빙빙이 수입을 축소한 이중계약서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연예ㆍ스포츠계 고소득자 100명을 추려 소득 신고 및 납세 내역을 샅샅이 훑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큰 이들 ‘스타’를 타겟으로 하면 상징성과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은 얼마 전 연예계와 스포츠계를 향해 그간 누락시킨 소득을 자진신고하라며 그 시한을 10월 말로 제시했다. 또 고소득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1인 사업자로 등록함으로써 자신의 소득을 비용으로 처리하거나 소득 신고액의 6%만 세금으로 내는 중소기업 혜택을 악용해온 점을 감안해 관련 세율을 42%로 대폭 인상했다. 세무당국은 지난해 연예계에서 발생한 총 수입을 3조1,000억위안(약 491조4,9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판빙빙의 소득만 해도 1억~3억4,000만위안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연예계는 일단 당국의 조치에 납작 엎드렸다. 대형 프로그램 제작사 9곳은 지난달 말 긴급 모임을 갖고 주연배우의 1회당 출연료와 총 출연료 한도를 각각 100만위안(약 1억6,400만원), 5,000만위안으로 설정했다. 합동조사단이 주연배우 한 명에게 전체 출연료의 70% 이상을 지급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지 이틀 만에 ‘자발적 모임’을 갖고 내린 결정이다.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선 연예인 누가 얼마를 자진신고했다느니 하는 소문이 연일 꼬리를 물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불법 외환송금 문제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증권일보는 최근 “위안화 약세 문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크게 기인하지만 중국 내 고소득자들의 무분별한 불법 외환유출이 이를 악화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인이 중국 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현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경고다.

연예계 탈세 문제가 공론화하면서 세금 감면 혜택을 앞세워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유치했던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등 일부 지방도시가 유탄을 맞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과 부가산업 진흥을 위해 세금을 적게 부과했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연예계의 만연한 탈세 관행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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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9-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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