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폼페이오 연이틀 통화 사실 밝히며 'FFVD' 재차 강조
폼페이오는 7시간 전 트윗 통해 "전세계적인 대북 제재는 필수"
북한엔 진전된 비핵화 압박, 한국엔 '너무 나가지 말 것' 메시지
미 국무부는 발표문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은 곧 있을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으며 두 장관은 남북대화와 협력, 그리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 계속 긴밀하게 협력해나가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양측은 굳건한 한미동맹, 공통의 목표인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inal, fully verified) 비핵화(FFVD)'를 이룰 때까지 압박(pressure)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약속(FFVD)은 김 위원장이 동의(agree)한 것이란 사실도 강조했다.
방북 직전 외교수장들이 이틀 연속 전화통화한 것이나, 그걸 발표문 형태로 임박해 내놓은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대북 제재 결의 위반 문제와 관련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거론, "미국은 오늘 북한에 대한 제재 및 러시아의 적극적인 제재 준수 약화 시도를 논의하기 위해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며 "우리는 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것들(국제적 제재)을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저녁 "문 대통령의 오늘 방북 출발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을 알려달라"는 본지의 논평 요청에도 즉각 답을 보내왔다.
이처럼 미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방북 직전까지 여러 방식을 통해 대북제재의 중요성, 나아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란 기존 미국의 목표를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김 위원장에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멈춰 선 북미협상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만큼 김 위원장 스스로 육성이나 실질적 문서를 통해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또 하나는 한국을 겨냥한 메시지일 수 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남북경협에 나설 경우 FFVD라는 대북 정책 목표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