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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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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멘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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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 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

소통 - 맨날 목메이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더 목메이는 이상한 남자

남,북의 정상들이 심심할만 하면 만나고
도람뿌옹도 또 뚱띠를 만날랑 말랑 하는 시대..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이다.

몇일 계속 햇살이 좋길래 오랫만에 고추를 말리려고 뒤뜰에 누웠다..
가 살포시 잠이 고양이 처럼 살살 다가오길래 잠시 위,아래 눈꺼플을 상봉 시키는데
저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징징징징징징징..

꽹가리 소리라고 생각들 하겠지만 진실은 내 전화기 바이브레이터...
가 아니라 바이브레이션 소리, 즉 누군가가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한달에 한,두번 올까 말까하는 전화인지라, 이게 도데체 누굴까..
혹 칠백구십팔번째 날 차버린 그녀가 아닐까 하는 조금함에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찾으니
고추를 말리느라 펴놓은 돗자리 저편에 있는 내 전화기..

빨리 안받으면 혹시 상대방 녀인네가 통화를 포기하고 끊을가 염려되어
아직 덜깬 잠에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내 몸뚱아리의 심각성을 고려하야
더구나 고추를 말리던 상태인지라 차마 두발로 일어나 전화를 받으러 가지 못하고
급한김에 엉금 금엉 기어서 전화기를 받으려는 순간... 징징징..이 뚝... 끗..

이 전화 못받은 것이 평생 통한의 념으로 남아 제 명에 못죽을 것 같아 누군지 살펴보니
그녀도 아니고, 그 녀인네도 아니고,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 이름이.. scam likely.. 란다..
난 본시 영어는 정치글 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인지라 콜백을 포기하고 다시..
고추를 말리려고 엉금 금엉 기어서 제자리로 돌아가 누우려는 순간..

옆집 펜스 구멍사이로 날 처다보던 엄마 개, 아가 개가 날 이상하게 처다보며
지덜끼리 뭐라고 씨부렁 거린다..

아가 개 - 저 논네 왜 저래? 왜 고추 말리다 말고 엉금 금엉 기는거야?
엄마 개 - 두 발로 다니면 느리고 위험 한거야
              봤지? 저 논네도 급하기까 네 발로 기잖아.. 넌 절대 두발로 다니지마~~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
드뎌 내가 동물들 하고도 소통을 할수가 있나보다.. 것도 미국 개들의 영어를 다 알아들으니 말이다..

비싼 저녁 라면 먹고 헛소리를 할거면서 왜 백석의 알흠다운 시를 올렸나고?
누군가 물으신다면.. 이렇게 대답할거다.
백석의 시인지라 뭔가는 좋은 것 같은데.. 뭔 내용인지 당최 이해가 안되서리..
누가 아는 냥반 계시면 해석 좀 부탁 드릴려고..

+

이 알흠다운 낭자가 부르는 영어 노래..
소통의 시대이다 보니 이제는 뭔 내용인지 다 알아듣겠네..
가사 참 좋다.. 좋은 내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