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연봉 신화'로 통하는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작년 우리나라 기업인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권 회장은 2017년 243억원의 연봉을 받아 3년 연속 샐러리맨 '연봉킹'에 올랐다. 그는 1년 365일 동안 매일 6679만원씩 벌어들였다.
대기업 오너 중에선 신동빈 롯데 회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처음으로 한 해 연봉이 공개된 이재용 부회장은 10개월여 구속 수감된 탓에 8억7100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152억원 번 신동빈, 정몽구 앞질러
본지가 2일 2017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대기업 상장·비상장 계열사 중에서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의 보수 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오너 중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152억33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많았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50억4200만원)·호텔롯데(30억1000만원)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급여와 상여금을 수령했다. 신 회장은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번에 공개된 연봉은 작년 업무에 대한 보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계열사 두 곳에서 109억1900만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2016년 가장 많은 92억 8200만원을 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엔 12억원 넘게 줄어든 80억900만원에 그쳤다. 허창수 GS 회장(73억300만원), 조양호 한진 회장(66억3900만원), 구본무 LG 회장(63억3000만원) 등이 6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손경식 CJ 회장은 2016년 82억원에서 작년 4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급여로 3억1800만원, 상여금으로 5억29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년보다 4억2500만원 늘어난 20억원을 받았다. 작년 10월 별세한 이수영 OCI 전 회장은 193억원을 받았다.
◇샐러리맨 CEO, 삼성이 상위권 휩쓸어
전문경영인 고액 연봉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2016년 67억원을 받은 권오현 회장은 작년 243억8100만원으로 3배 넘게 연봉이 올랐다. 급여는 18억4000만원이지만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로 목표·장기성과 인센티브 77억1900만원, 일회성 특별상여금 148억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수익성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 50조원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등기이사 연봉이 공개된 2013년부터 5년간 620억원을 벌어들였다.
권 회장과 함께 작년 10월 말 삼성전자 사업부문장 자리에서 물러난 신종균 부회장(84억2700만원), 윤부근 부회장(76억6900만원)도 70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았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작년 실적 부진으로 윤갑한 전 현대차 사장,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 등 주요 CEO들의 연봉이 감소했다. 반면 LG그룹의 차석용(LG생활건강), 조성진(LG전자), 한상범(LG디스플레이), 권영수(LG유플러스), 박진수(LG화학) 등 부회장 5명은 20억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