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하고 따분한 미쿡 감옥생활,

그나마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유일한 낙 딱 하나

국화 기르기.

매 해 5월 1일이 디데이.

국화도 성장발달 과정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어
많이 미루지도 땡기지도 못 하고
가장 적기인 5월 1일에 꺾꽂이를 해야는데
그 날이 일요일이 아니면
이짝저짝 일요일에 하곤 하는데,

한눈으로 보는 사진이야 아주 간단하겠지만
무려 한 달열 준비했다.

홈디포니 코스코니 프렛마이어니 아마존이니에서

살균제니 살충제니 발근제니

여기서

발근제

라함
함만서그라류의 발근제가 아님을 밝혀둠.
질석이니 모래니 화분이니 거름이니

사고 주문하고
아녀서 빠꾸하고 다시 주문하며
몰입한 한 달을 풀어 놓았다.

화단에서 곱게 자라 준 예쁜 새싹들을
잔인하게 싹둑싹둑 잘라
품종별로 컵에 담아 물올림을 시키고
다시 것들을 다듬어
하나하나 꺾꽂이를 하고 났더니

순서 바뀐 허리 마디마디가
제자릴 찾아 들어가느라
달그락거리긴 해도

물을 주고 있노라니
한 해 농사를 다 진 듯

뿌듯한 오후,
행복이 만땅꼬로
가슴을 벅차게 채우고도 넘쳐

저것들이 벙글거릴 시월하순을
마악 잡아 땡기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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