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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술집에는 가끔씩 백인 미녀가 출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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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영감님은 가끔 자기네 가게가 예전에 제법 이름 난 미국 바였기 때문에 가끔 백인

손님들이 찾아 온다고 말 하셨고 인생은 맞짱구가 답이라 믿고 살던 터라 "아니 저런 이쁩니까? 이뻤겠지

안 이뻣으면 사장님이 말을 할리 없지" 모 이런 식으로 추임새를 넣으며 응했지만  반신반의 했었다.


백수였던 나는 거의 초저녁부터 대개 일착으로 도착하여 맥주를 홀짝거리며 나머지 식구(?)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곤 했다. 뒷문이 비걱소리를 내며 열리기에 난 주로 이등 하는 다글라스 녀석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그 날은 첫 눈에 봐도 훤칠한 금발 벽안의 백인 여자가 하얀 코트를 입고

들어서는 것이었다.


나는 놀란 눈으로 영감님을 쳐다 보았고 영감님은 봤지 하는 눈길로 나를 한 번 쳐다 보고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영어 발음으로

"롱 타임 노 씨유~~하우 아 유? 를 큰 웃음과 함께 날렸고 마나님은 버선 발로 뛰어 나가 그녀에

두 팔꿈치를 그녀의 두 손으로 끌어 안듯  잡고 흔드는데 그 모습이 흰시멘트 전봇대에 붙은 

매미 같다는 불경스러운 생각을 했다. 


나는 순간 러시아 공주 아나스타시아가 나타난 줄 알았다. 러시아어를 안 배워 둔 것이 후회 되는

순간이엇다. ......그렇다고 이 여자가 러시아가 파견한 간첩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하긴 그녀가

그 날밤 나에게  빨갱이가 되기를 원했다면 주저 하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오랫만에 여자를 본 나는

분명 허둥거리고 있었다. 그 집은 거의 사내 넘들만 모이는 술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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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5-0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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