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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죽으러 갔는데 살아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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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죽으러 갔는데 살아서 돌아왔다

이원영 편집디지털국장

LA중앙일보
발행 2016 / 09 / 09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6 / 09/ 08 22:26

깜짝 놀랐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7년 전쯤이다.
대장암 말기로 사형선고를 받은 뒤 '조용히 죽으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한국으로 떠났다는 말을 전해 들은 게 마지막이다.
그가 멀쩡하게 나타났다. 그의 생존기는 극적이다.

절망 속에서 헤매는 수많은 암환자, 그리고 암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은 한국의 주요무형문화재 박찬수 목조각장의 수제자로 한때 LA한인타운에서 갤러리를 운영했던 목초 김영복(61)이다.

목초는 한때 블링크라는 술집과 틈새라면을 운영하던 사업가였다.

정열을 쏟던 사업은 술집 손님이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라면집 프랜차이즈도 허망하게 망했다.
얼추 200만 달러의 돈을 날렸다.

몸과 정신이 피폐해지던 어느 날, 혈변이 나왔다. 치질인가 그랬다.
간헐적으로 혈변이 보였으나 대수롭지 않게 2년을 보냈다.
산악회 후배가 검진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한국의 국군통합병원에 가기 위해 아시아나 비행기에 올랐다(그는 군인가족이다).
비행기가 하강하려는 즈음, 그는 엄청난 하혈을 쏟아내며 쓰러졌다.
겨우 정신차린 그는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장암 말기.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커짐. 남은 삶은 2개월. 병원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미국생활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15일 후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보름치 약을 쇼핑봉지 한가득 담아 주었다. 조용히 죽을 장소로 염두에 두었던 설악산 골짜기에 있는 가족의 빈 집으로 향했다.
들고 왔던 약은 개울물에 다 버렸다.
며칠 후 인근 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래 저수지에 난리가 났는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물고기가 두 트럭 분량이나 죽어서 떠올랐다는 거였다.
목초는 지금도 그 저수지 사변이 그가 버린 약 때문으로 믿고 미안해한다.

신변 정리를 위해 미국에 왔다. 부인과 이혼하고, 재산을 넘긴 뒤 다시 한국의 산골 집으로 향했다.
주머니 속에 있던 2000원으로 라면 하나와 초콜릿 사먹고 남은 300원은 모금 돼지 저금통에 넣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였다.

산 속에는 전기도 전화도 없었다. 머릿속 잡념도 덩달아 없어졌다.
죽기 전에 작품이나 몇 개 만들어놓겠다는 생각에 조각에 전념했다.
물은 앞의 개울물로, 먹을 것은 밥 된장 마늘 간장 양파 멸치로 해결했다.
풀도 뜯어 먹었다.
주로 새순을 잘라 먹었다.
두어달이 지났을 때 '어? 왜 안죽지?' 그랬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다. 눈이 오고 싹이 돋고 하는 걸 보면서 대략 1년쯤 지났음을 느꼈다.

쓰러져서 실려갔던 그 병원을 다시 찾았다.
의무팀들이 깜짝 놀랐다. 환자 명부엔 이미'사망' 도장이 찍힌 상태였다.
온갖 검사가 진행됐다.
암소견 없음으로 나왔다.
병원장은 8명의 '조사반'을 그가 살았던 곳으로 급파했다.
이틀을 머물며 무엇을 먹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조사했다.
보고서는 공기 물 음식 정신이라고 결론 냈다.
목숨이 조금 연장되었겠거니 하면서 살다보니 5년을 산 속에서 보냈다.

내가 암환자라고 생각하고 조언을 부탁했다. 두려워하지 마라,
자연 속으로 들어가라, 채식해라,
문명을 멀리해라,
마늘(끓인 간장에 넣어 독성을 빼고 먹었단다)과 양파를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추가 의견;
생강은 썩는 것을 방지하고 열을 내는데 매우좋다.
몸이 찬 여성들은 생강을 권한다.
김치에 생강을 많이 넣었더니 김치가 6개월이 되도 불어터지지가 않는다.]

죽으려던 '목적' 달성에 실패한 목초는 LA로 복귀했다. 그리고 다시 갤러리를 열었다.
그는 다음달 8일 오프닝 행사와 함께 새로 태어난 체험기도 들려준단다.
삶과 죽음을 초월한 멋진 제3의 인생을 기원한다.

작성일2016-09-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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