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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02 ] 언론인의 눈, #1 '총영사관,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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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 반대 성명 발표

20년간 베이지역 한인사회 각계각층을 취재한 내용을 기자의 시선으로 가감 없이 풀어보려 합니다. 주관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공감할 수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이 베이지역 한인사회의 발전을 향한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한인사회의 다양한 문제점뿐만 아니라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헌신해오신 분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겠습니다. 독자분께서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가진 문제를 진단하는 과정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제 1 : '베이지역 한인사회, 무엇이 문제인가?'
베이지역 한인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다룹니다. 한인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각종 단체, 기관, 언론, 그리고 그 속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며, 왜 한인들이 뭉치지 못하고 네트워킹이 부족한지에 대한 원인을 깊이 있게 탐구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해야 필요성과 그 이유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입니다.

주제 2 : '베이지역 한인사회를 빛낸 인물들'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빛을 발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그들의 노력과 희생, 그리고 한인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열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합니다.

칼럼 내용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빠르게 정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총영사관, 무엇이 문제인가?'
칼럼의 첫 번째 주제로, 한인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총영사관의 역할과 그 문제점에 대해 논해 보려 합니다. 한인사회와 총영사관의 관계를 돌아보며, 우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이 한인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시작이 되길 기대하며, 첫 발을 내딛습니다.

오래전, 한국이 아직 넉넉치 않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파견된 영사들은 외교부의 엘리트였지만, 이곳의 높은 물가로 인해 그들의 경제적 여건은 상당히 열악했다.
총영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사들은 비교적 저렴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근처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며 생활비를 아껴야 했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는 외교부 영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지원은 미미했다. 한인회나 단체들은 영사관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았고, 영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위해 영사들과의 식사나 골프 비용은 단체장들이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들은 재외동포 사회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지원금은 일부 교포들 사이에서 금전적인 이익이나 한국 정치인과 연결하는 새로운 기회로 여겨졌다. 특히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단체를 장악하고 세습하며, 한국과의 소통 채널을 통해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북가주 한인사회는 현재 단체 난립 현상이 심각하다. 한인회, 상공회의소, 정치력 단체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그 중 일부는 투명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운영되고 있다.
세금보고를 하지 않거나 비영리 법인(501c) 자격을 상실한 단체들이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 단체는 총영사관의 묵인하에 한국 정부 및 지자체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태를 총영사관이 알고도 묵인하거나 심지어 지원했다는 점이다. 특정 단체의 비리와 불투명성을 외면하고, 자신과 친분이 있는 단체만을 후원하는 일부 총영사의 태도는 한인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했다.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는 단순한 직무 태만을 넘어, 한인사회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5년 전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 사건이다. 몬트레이 한인회관은 한국 재외동포재단의 기금 지원으로 구입된 한인사회의 중요한 자산이었다. 그러나 당시 몬트레이 한인회장은 지역 한인사회의 강한 반대를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매각 후 반환해야 할 정부 지원금을 돌려줄 의사가 없다는 점이 명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총영사였던 박준용 총영사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총영사관은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 과정에서 막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다.
그러나 총영사관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한인사회의 절규를 외면했다. 당시 이응찬 전 몬트레이 한인회장은 한인회관 매각의 부당성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총영사관의 무책임한 태도는 끝내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은 한인사회 최악의 사건으로 남게 되었고, 재외동포재단은 지금까지도 지원금 반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총영사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시 몬트레이 한인회가 세금보고를 하지 않고 비영리 법인 자격을 상실한 유령 단체였다는 점이다. 이런 단체와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방조한 총영사관의 무관심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더 이상 비리와 불투명한 운영으로 얼룩진 단체들과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 주정부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세금보고를 하지 않는 단체, 비영리 법인(501c) 자격을 상실한 단체들과의 연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런 단체들은 한인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동포사회를 자신들만의 놀이터로 전락시켰다. 이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총영사관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

총영사관의 역할은 특정 단체와의 유착이 아니라, 투명성과 윤리를 바탕으로 한 동포사회와의 협력이다. 한인사회의 미래는 몇몇 단체장의 욕심이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정한 운영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모든 동포들이 믿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총영사관은 지금이라도 올바른 기준을 세워 한인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변화는 총영사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한인사회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총영사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과열된 관계는 이제 끝내야 한다. 전임 김지민 부총영사와 비교했을 때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정광용 부총영사의 이임 당시, 단체장들이 경쟁적으로 감사패를 증정하던 모습은 한인사회의 왜곡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감사패가 쌓여 귀국할 때 모든 감사패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우스갯소리는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감사패 경쟁이 단체장의 역할과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인사회와 총영사관의 관계는 진정성과 실질적인 기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개인적인 친분과 과도한 의전 문화는 한인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총영사관 및 한인사회는 단체장 등 몇 사람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 그리고 모든 동포를 위한 단체 운영이야말로 한인사회의 진정한 미래를 보장한다.

총영사관과 한인사회는 더 이상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한인사회의 신뢰는 더 깊이 무너질 것이고, 결국 동포사회 전체의 기반마저 흔들릴 것이다.

SFKorean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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